구글의 임원을 지넀던 크리스 사카는 2015년 <포브스>의 커버 스토리를 장식했다. 그 이유는 '로어케이스 아이 오브 로어케이스 캐피탈(Lowercase I of Lowercase Capital)' 때문이다. 그가 운영하는 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이름이 긴 회사는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벤처 금융으로 손꼽힌다. 크리스는 또한 트위터, 우버, 인스타그램, 킥스타터를 비롯한 수십 개 기업에 초기 투자자로 상상을 초월하는 부를 축적했다.
사람들은 크리스를 '실리콘밸리의 전설적 투자자'로 꼽는다. 그런데 특이한 사실이 하나 있다. 그는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에 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트러키라는 시골 마을에 있는 통나무집에 산다. 첨단 기술과 투자와는 전혀 거리가 먼 스키와 하이킹을 즐기기에 알맞은 곳에 전설적 투자자가 살고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는 이렇게 말한다.
"공격적인 삶을 살고 싶었다. 끊임없이 커피를 들이키며 하루를 보내는 대신 좀 더 삶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할 시간을 갖고 싶었다. 내가 배우고 싶은 걸 배우고, 만들고 싶은 걸 만들고, 진심으로 성장시키고 싶은 관계에 투자하고 싶었다."
돈을 많이 벌어 아름다운 휴양지에 으리으리한 별장을 마련하는 벼락부자와 그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가 이 통나무집으로 온 것은 아직 투자 게임에서 돈을 벌지 못했던 젊은 시절의 일이다. 모두가 실리콘밸리로 모여들 때 그는 가까스로 돈을 빌려 이곳으로 온 것이다. 크리스는 지금껏 자신의 삶에서 이 통나무집을 산 것을 최고의 투자로 꼽는다. "돈을 벌려면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게 무척이나 중요하다. 내가 원하는 곳에 있어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 원하는 방식으로 돈을 벌지 않으면, 돈을 벌어도 행복해지지 않는다."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는 대도시, 고층빌딩 숲, 전화벨, 서류 더미, 회의에서의 탈출을 선택했다. 매달 꼬박꼬박 대출을 갚아야 하는 신세였지만 원하지 않는 모임에 출석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났다. 참석하고 싶지 않은 조찬 모임이나 즉흥적으로 밤늦게까지 벌어지는 술자리에서 풀려났다. 그 대신 그의 시골집은 점점 입소문이 나면서 젊고 유망한 창업가들의 창조적 아이디어 구상을 돕는 아지트가 되었다. 그들은 작은 욕조와 좁은 침대이긴 하지만 창밖으로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크리스의 오두막에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인생의 중요한 가치들에 대해 마음껏 대화하고 머리를 식히고 마음을 힐링했다. 그것은 친밀한 우정과 돈독한 신뢰, 연대감, 공감, 크리에이티브한 협업의 밑바탕이 되어주었고, 결국 돈을 벌어다주었다. 우버와 트위터, 인스타그램과 킥스타터는 그렇게 탄생했고, 그의 시골집엔 이제 창업가들은 물론 늘 영감을 필요로 하는 작가들과 아티스트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이어지도 있다.
크리스는 '오늘의 할 일 목록'을 대신해 '오직 나만의 할 일 목록'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아침마다 타인에게 받은 메일함을 뒤지는 건 수비적인 삶이다. 메일함을 빠져나와 나만의 할 일 목록으로 삶의 중심을 옮기는 것, 그것이 성공의 첫 걸음이다. 크리스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덧붙였다. "돈을 벌려면 투자를 해야 하고, 모든 투자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다. 누구에게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주위를 둘러보라. 출퇴근에 두세 시간씩 걸리는 먼 곳에 살면서도 표정이 밝은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당신이 찾고 있던 사람이다."
돈을 벌려면 최대한 많이 배우고, 최고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원치 않는 모임들을 지우는 데 성공했다면, 이제 자신이 진짜 참석해야 할 모임을 찾아야 한다. 크리스는 이렇게 조언했다.
"초대받지 않았지만 내가 가고 싶은 모임엔 최대한 참석해서 어떻게 하면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당신이 왜 그 자리에 있는지 다른 사람들이 의아해하면, 그냥 모르는 척 메모를 시작한다. 그 모임과 관련해 찾을 수 있는 모든 내용을 다 읽고, 자신의 제한적인 직무 안에서는 얻을 수 없는 전반적인 지식을 얻어내야 한다. 이를 통해 스스로를 유용하고 도움이 되는 존재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소문이 난다. 반드시 시도해보기를 권한다."
크리스는 구글에서 일할 때 불쑥불쑥 자신과 상관없는 회의에 얼굴을 내비치는 걸로 유명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그가 왜 이 자리에 왔지?'하며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곤 헀지만, 그를 쫓아내지는 않았다. 생각해보라, 당신이 참석한 회의나 모임에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 와서 관심을 표하며 메모를 한다면, 기분 나쁘겠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타인의 관심을 받는다는 건 본질적으로 유쾌한 일이기 때문이다. 점점 사내에서 유명해진 크리스는 마침내 구글의 최고위 임원들이 앉는 맨 앞줄에서까지 자리를 얻어낼 수 있었고, 회의가 끝나면 참석자들은 그의 객관적인 의견과 피드백을 듣기 위해 그의 앞으로 오기 시작했다. 이것이 곧 상대와 내가 함께 성장하는 최고의 '윈-윈' 학습전략임을 크리스는 거듭 강조한다. "성공하려면 다른 사람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들의 눈에 비친 세상에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건축가나 변호사, 직장인, 학생과 부모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으면, 어떻게 그들을 위해 뭔가를 만들 수 있겠는가?"
크리스의 신조는 '좋은 이야기는 언제나 뛰어난 스프레드시트를 이긴다'다. "당신이 돈을 마련하거나, 고객들에게 제품을 홍보하거나, 회사를 팔거나, 직원을 채용하는 등 그 어떤 일을 할 때고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무리 회계가 어떻게 MBA가 어떻고 하는 소리를 늘어놔도, 우리는 결국 여전히 감정에 좌우되는 인간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숫자가 아니라 늘 어떤 서사와 연결되고 싶어한다. 우리는 방정식 때문에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 우리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감정을 자극하는 리더들의 뒤를 따른다. 그러므로 당신이 당신의 일과 사업을 할 때 자꾸만 숫자에 깊이 몰입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건 사람들이 아직 당신에게 진지한 관심을 기울일 만한 이유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크리스는 미네소타 대학교 졸업식에서 연설한 적이 있다. 그 감동적이었던 연설의 한 부분을 인용하며 크리스와의 만남을 마무리해보자.
"생각해보십시오. 여러분의 오랜 친구들이 여러분을 좋아한 이유를요. 아마도 그들은 여러분이 뭔가 독특한 부분이 있어서 좋아했을 겁니다. 유난히 개구쟁이였거나 뭔가를 유독 잘 만들었거나, 노래를 간드러지게 불렀거나 달리기를 잘했거나, 아니면 유난히 말수가 적고 조용했다거나...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친구들이 좋아했던 당신만의 독특함과 유별남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살아가세요. 당신의 독특함과 유별남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해주고, 당신을 돋보이게 해주고, 취업과 사업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커다란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는다는 이유로 당신의 독특함과 유별남을 꼭꼭 가면 뒤에 숨겨 놓지 마십시오. 그러면 타인과 똑같은 얼굴로 살게 됩니다. 유별나게 살다 보면, 독특하게 살다 보면 최고의 행복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원문]
팀 페리스, "타이탄의 도구들", 2017, p 59 ~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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