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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만들기 환상 #2] 마을 만들기 환상을 떨쳐내자

데이타베이스/로컬 활성화

by TOS_lab 2023. 9. 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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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노시타 히토시가 지은 "마을 만들기 환상 - 지역재생은 왜 이렇게까지 실패하는가"는 지자체와 지역소멸대응 정책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읽어봐야 하는 책입니다.

 

시중에 여러 책들은 거버넌스와 기획을 이야기합니다. 

거버넌스는 기획을 위한 체계이고 기획은 시행을 하기 전 계획표 같은 거죠. 물론 거버넌스와 기획 매우 중요하죠. 

그러나 무엇보다 실행이 가장 중요합니다. 거버넌스와 기획도 모두 이 실행을 원활하기 위해 준비하는 수단일 뿐이죠.

 

1년 이상의 정부과제를 기획하고 진행하게 되면 항상 느끼는 바가 있습니다.

기획하는 사람과 초기 대표하는 사람, 실제로 업무를 진행하는 사람이 모두 다릅니다. 결국 마지막에 업무를 진행하는 사람이 모든 책임을 뒤짚어쓰고 고생은 고생대로 다하고 책임과 욕까지 모두 떠안게 되죠. 

 

지역재생사업은 더욱 심각한 듯 보입니다. 

기획자도 외지인이고 시행자도 외지인인 경우가 많아 결국에 지자체는 돈만 쓰고 운영비는 지방세로 충당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죠. 외지인도 이런 상황 뻔히 아니 돈을 더욱 많이 부르거나 적당히하고 발을 빼기도 하고요. 

 

이 책은 거버넌스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나오지만 실행의 중요성 및 지역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한 문제해결 가능한 팀의 구성 방법등이 나와있습니다. 매우 실무적이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내용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여러 국책연구원 및 지역 출연연구원에서는 지역재생사업 등에 대한 다양한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실제 실행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거버넌스와 사례분석일 뿐이죠. 

 

이런 실무적인 책을 읽어보고 정책을 수립했으면 합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작지만 실행가능한 정책"으로 말이죠. 

 


지역에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마을 만들기 환상'

 

'환상'의 대부분은 '오래된 과거의 상식'이기도 하고, '원래 잘못된 소문' 혹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는 소망'이기도 했다. 

무언가로부터 책임을 회피하고 싶을 때, 힘든 상황을 타개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할 때 등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람은 환상에 매달리고 싶어한다. 

 

그러나 환상은 어디까지나 지금 시대의 현실이 아니다. 현실과 환상의 괴리가 프로젝트 실패를 이끌고 지역에서 사람을 배척해버려 지역을 더 힘든 상황에 빠지게 한다. 환상과 현실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지역 프로젝트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 사실만 정확히 인지하고 있으면 판단도 정확해지고 사람·물건·돈이 모여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마을 만들기 환상'은 항상 우리들 속에 있다.

 

'마을 만들기 환상'은 누가 준 것이 아니라 항상 우리들 속에 있다. 타인 탓을 해도 소용없다. 그러므로 '내가 공유하는 상식, 이해, 소문과 희망스러운 관측이 환상이 아닐까'하고 되물을 필요가 있다. 그처럼 근본을 고치치 않고 잔재주만 부려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 지역은 "그렇게 말하면 이익은커녕 본전도 까먹는다"라며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 과거의 계획을 추진해버리고 만다. 책임지고 싶지 않은 의사결정권자와 "모두의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게 합시다"라는 개인이 모인 집단은 착각을 인정하지 않고 철수도 못하고 그냥저냥 사업을 이끌어가 버린다. 그렇게 미뤄두면 누군가 어떻게 해줄 것이라는 환상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틀린 일을 계속하면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라는 어리석은 퍼져 더는 '그만둘 수 없고 멈출 수 없는' 세계로 빠져들어 간다. 훗카이도 유바리가 그 전형적 사례이다. 잘못을 밝히면 내 입장이 곤란해질까, 선배들에게 책임을 물을지도 모른다며 조직 차원에서 잘못을 몽땅 은폐하는 것이다. 그렇게 유바리는 폭주 기관차처럼 파탄에 이르게 되었다. 그 모든 부담은 지금의 세대가 지불한다. 

 

그저 겉으로만 좋아 보이는 정보를 믿고 누구에게도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것을 심정적으로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우리 후손의 미래가 사라지고 만다. 따라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는 우리들 자신에게 달려 있다.

 

 

앞을 내다보는 지역은 '과거의 환상'이 아니라 '미래의 꿈'을 보고 있다. 

 

앞을 내다보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압도적인 차이는 이야기를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다. 

환상에 연연하여 정체하는 지역에 가면 바로 알 수 있는 것은 이야기 대부분이 '옛날이야기'라는 것이다. "옛날에는 화물선이 있어서 숙박지로 번성했다", "메이지 유신 이후 공업화 중심지로 번성했다", "자동차 없던 시대부터 근처에 살면서 장사가 잘됐다" 등등 과거 이야기만 해댄다. 그중에는 고분, 구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앞을 내다보는 지역주민은 압도적으로 '미래 이야기'를 한다. '우리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를 예상하며 그에 대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이야기한다. 과거와 문제를 말하는 것은 간단한 것이지만 미래의 꿈을 말하는 것은 평소에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아니면 어려운 일이다. 꿈에는 자신의 주체적인 생각이 담겨 있고 거기에 동기부여가 없으면 전달되지 않는다. 미래의 꿈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그 실현을 위해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 즉 적절한 협력자를 형성하려고 꿈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들은 이미 계획을 실천하고 자신들이 돈을 들여 작은 팀을 형성하고 있다. 행정에도 이해자와 협력자가 있어 구체적으로 꿈을 실현하고 있다. 이런 지역에서는 인연과 연고가 없는 사람도 '뭔가 함께 해보고 싶다'는 기분이 든다.

 

결국 환상에 빠진 채 문제 지적과 불만만 말하는 지역에는 사람·물건·돈은 모이지 않고, 환상을 깨끗이 버리고 현실과 마주하고 미래를 향해 실천하는 지역에 사람·물건·돈이 모여든다. 

 

2020년 가을에 방문한 효고현 다쓰노씨 다쓰노구역도 매우 재미있는 지역이다. 흰 간장 발상지, 소면 산지 그리고 가죽 산업으로 유명한 이 지역은 명사들이 만든 역사적 대형 목조건물이 많이 남아 있고, 최근에는 중요 전통 건축물 보존지구로도 지정되었다. 

 

이것만으로는 전국 어디에나 있는 '옛날에 대단했던 자랑'밖에 없는 거리일 것이다. 그러나 이 마을은 자신들이 출자한 회사에서 사용하지 않는 역사적 건물을 매입하여 재생하고, 새로운 주인에게 매각하여 운용하는 등 이미 5년간 20건 이상의 재생실적을 냈다. 그외에 파트너 회사에서 시행한 재생 건수까지 포함하면 상당히 높은수준의 지역변화를 실천했다.

 

코로나19가 조금 차분해지던 시기에는 야외 프로그램 '마을 걷디 학습회'를 개최하여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 민간이 출자한 마을 만들기 회사 엔요샤 하타모토 고스케 대표의 유려한 설명에 참가자들은 몰입했다. 이 프로그램을 앞으로 더 어떻게 발전시킬까 하는 논의도 상당히 충실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 모습은 새로운 사업협력을 가능케 한다.

 

지역에 묻는 것은 지금 그리고 미래이다. 지금 대단하다고 평가받는 지역도 수년 전 수십 년 전에 꿈꾸고 도전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그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 지역의 미래를 그리면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며 행동하는 지역만이 전진할 수 있다.

 

 

매일 이루어지는 '개인'의 선택이 마을의 미래를 만든다.

 

궁극적으로 지역의 미래는 개인행동이 축적되어 이루어진다. 지역 환상 문제도 책임 회피나 공부하지 않는 등 개인 문제에서 시작된 것이다. 집단의 문제 또한 원망 듣고 싶지 않고, 다른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개인의식이 축적되어 압력이 형성되는 것이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 우리 각자의 의식과 행동이 모든 것을 형성한다. 환상에 빠지는 것은 개인이며 환상을 타파하는 것 또한 개인이다. 

 

여기서는 우리가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을 다성 종류의 속성에 기초하여 제시한다. 

 

 

환상을 떨칠 수 있는 12개 실천

 

지역에서 형성되는 환상에는 너무 많은 요소가 있으므로 간략하게 행정 의사결정권자, 민간 의사결정권자, 행정기관, 기업과 지역 공동체 등 다양한 집단 그리고 외부인 등 다섯가지 속성으로 분류된다. 

 

지역의 다섯 활동 주체

 

① 행정 의사결정권자(관) : 기관과 지자체가 할 일

 

실천 1 : 외주보다 직원 육성

 

지역에서 환상을 떨치기 위해 행정이 해야 할 역할은 매우 크다. 행정예산 활용뿐만 아니라 기초교육을 받은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지자체이기 때문이다. 

 

지역 내에서 인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한다면 여러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예산과 사업을 전제로 인재의 일할 동기를 끌어올리는 등 스킬업을 할 수 있는 계획적인 연수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계획에서 사업 집행까지를 단순히 외주만 주어서는 프로젝트가 성공할 리 없다. 거액의 예산이 있고 유명한 외부에 맡기면 그만이라는 환상에 빠져 있는 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환상에 조직이 일조하지 않도록 가능한 한 행정은 '자급자족주의'를 회복하고 위탁사업 같은 예산을 관리한 후에 인재 투자를 해야 한다. 동시에 통합계획 등 필요한 기본계획 등은 무조건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도쿄의 외부 컨설팅에 맡겨 어디나 똑같은 것 같은 계획안을 조립한 보고서를 받는 것은 지역 미래를 그리기에 불충분하다. 젊은 지원들이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쌓게 하여 스스로 만들 수 있게 해야한다. 

 

 

실천 2 : 지역 대상으로 교육투자

 

행정조직뿐만 아니라 지역에 대한 투자로서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 일본 공교육 투자 문제의 본질은 1인당 교육 부문의 공적 지출이 OECD 최하위면서 실제 교육 지출은 OECD 평균보다 높은 이상한 구조라는 것이다.즉, 공적 지출이 아닌 가계소득과 개인 장학금과 같은 대출로 1인당 지출이 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미 미래는 없다. 

 

일하는 세대가 사회보험 등으로 고령자연금을 부담하면서 다음 세대인 어린이들에 대한 투자도 동시에 해야 해서 힘들어할 때 가장 분기점이 되는 것이 1인당 교육 지출이다. 

 

세계적으로도 교육이 충실한 지역에 거주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필드의 중심부 재생은 우선 지역 공립학교 재생에서 시작했다. 마을 상업재생 프로젝트인데도 빈집 문제 개선과 교육 환경 개선으로써 교육을 목적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유치하여 상가를 발전시킨다는 시나리오를 구상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이 대성공하여 지역 공립학교 교육 수준이 주 안에서도 최고 수준이 되었고 빈집에도 사람들이 돌아왔다. 그 후에 상가를 리노베이션하여 상업재생 목표를 달성했다. 

 

요즘 같아서는 온라인 교육도 하나의 대안이다. 통신으로 배울수 있는 독자적인 교육과정을 보유한 오키나와현 사이버통신고교·학교법인 가도가와 도완고학원이 운영하는 N고는 설립 4년 만에 학생 1만 5,000명 규모로 성장했다. 훗카이도에서도 수백 명의 학생이 입학할 정도로 다양한 지역에서 학생들이 오고 있다. N고의 지역연대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 또한 지역활성화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다. 

 

무엇보다 지역 전체에서 건전한 의사결정을 민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어느 정도의 교육 수준을 갖춰야 한다. 행정에 의존하지 않고 의회가 잘 작동하기 위해 교육 수준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지역 문제를 스스로 생각하기 어렵다. 건전한 의회, 기능적 행정기구를 만들기 위해 지역 대상 교육투자는 매우 중요하다. 지자체는 교육을 국가에만 맡기지 말고 지역 독자적인 교육에 투자해야 하는 시대이다. 

 

 

실천 3 :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행정기관

 

'행정기관이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나쁘다'는 것도 환상이다. 

의사결정권자야말로 경영자로서 눈을 뜰 때이다. 필요한 자금을 벌어들여 공공투자를 이어가지 않으면 안된다. 벌이는 어디까지나 수단이다. 

 

국토교통성 조사에 의하면 일본 국내 부동산의 만간 보유는 470조 엔, 국가와 지자체가 보유한 공적 부동산은 420조 엔이 넘는다. 이제까지는 이 방대한 부동산을 세금으로만 유지해왔다. 이 중에 일부라도 운영 형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지역은 바뀐다. 지자체 의사결정권자는 경비가 드는 것을 구매하는 '거지 아저씨' 사상에서 벌어들이는 자산에 투자하는 '부자 아저씨' 사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벌어들인 자금으로 지역에 필요한 공적교육지출과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정책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 이미 지역 중심부에서는 공적 부동산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공원의 일부를 활용하여 카페와 가게를 열고 그것으로 공원 유지비를 충당하는 시스템도 확산하고 있다. 

 

물론 벌이는 어디까지나 '수단'이다. 그러나 요즘 이런 벌이에 주목하는 일부 지자체 의사결정권자들은 민간기업 경영자 이상으로 벌어들이는 것만 집착하여 공공투자의 목적 자체를 외면하는 때도 있다. 행정기관이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나쁘다는 환상을 떨쳤다해도 단순히 수익만 창출하면 그만이라는 극단적인 흐름도 있다. 이 역시 또 다른 환상인데 말이다. 

 

행정 수입 창출 차원에서 훌륭한 입지의 공원에 높은 임대료를 낼 수 있고 실적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어디나 체인점 카페를 유치해버리는 일도 있다. 체인점이 본사에 지역 소비로 인한 수익을 송금하는 것만으로는 지역자본이 축적될 수 없다. 따라서 큰 지역경영 안목을 갖고 공적 부동산을 활용해야 한다. 

 

원래 공적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은 메이지 시대부터 존재했다. 대표적인 예는 히비야 공원이다. 당시에는 '공원'이라는 낯선 시설에 어떻게 세금부과를 할 것인가를 논의할 정도로 큰 예산을 투입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 때문에 공원에 마쓰모토사쿠라와 같은 임대 음식점이 들어오고 그 과정에서 공회당과 야외음악당 등을 기부받았다고 한다. 공원에 있는 물놀이 시설도 원래 수익을 창출하여 공원 관리비를 충당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행정기관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를 시행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어떤 의미로는 풍요로운 경제성장 시대를 지나며 이 능력이 퇴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행정 의사결정권자가 그렇게 전후에 일시적으로 형성된 환상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해 행동해야 하는 때가 왔다. 

 

 

② 행정조직 : 이름을 걸고 일하기 

 

행정조직 속에 있는 공무원들도 지역발전을 위해 활약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행정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포기하기 전에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실천 4 : 관청 밖으로 나가 자신의 얼굴 찾기

 

여러 기획을 실현하고 성과를 올리는 공무원과 그렇지 않은 공무원의 결정적인 차이는 외부 자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조직 내의 신뢰, 제도에 대한 지식은 기본적이지만 먼저 무언가를 구체화하지 못하거나 지역주민의 협력을 받지 못하면 예산이 있어도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 

 

그나마 예산도 한정된 요즘에는 자신이 말했을 때 협력할 지역 내 외의 동료를 확실히 확보하지 못하면 큰 움직임을 만들 수 없다. 지역사업에서는 "무엇을 할까"보다 중요한것은 "누구와 할까"이다. 이를 중요시하는 사람이 많다. 즉 얼마나 치밀하게 무엇을 하여도 조직 내외로부터 신뢰와 인정을 받지 못하면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공무원은 행정기관이라는 직장 내에서 일을 완결해야 한다'는 환상을 버릴 수 있는가로 상황은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조직 내에서만 인간관계를 구축하여 지역 실정을 체감하지 못한다거나 집과 사무실만 왕복하고 외부 세계로 나가지 않는다거나 지역의 인기 상점이나 그 주인과도 소통이 없다는 식으로 오직 생활이 직장에서만 완결되면 큰 문제이다.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예산을 놓고 입찰로 돈 받으로 오는 - 솔직히 말하면 - 딱 그 수준의 민간과 소통하게 될 뿐이다. 어설프게 마을에 가서 '일을 달라는 민간'과 만나면 유착 관계라고 조직에서 의심받을 위험이 있으니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에만 있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행정예산을 악질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민간에 포획되어 기동력이 한순간에 저하되어 버린다. 

 

지역활성화사업으로 많은 예산을 들여도 내부활동 완결형 공무원들이 위험한 민간인에게 돈을 뿌린다면 결국 망해버린다. 그러고 나서 내부활동 완결형 공무원은 "우리에게 좋은 민간이 없다"라고 한탄만 한다. 없는 게 아니라 모르는 것이다. 

 

훌륭한 프로젝트로 성과를 올리는 사람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시간을 내어 지역으로 간다. 배울 기회가 있으면 자비로 공부하러 간다. 그러면 점점 외부인과 만남도 이루어진다. 진심으로 움직이는 사람에게 민관 거리는 없어지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얼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보이지 않던 자산이 점점 쌓여 일을 기획할 때 "당신이 한다면 도와줄게요"라고 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이렇게 되면 예산으로 사람을 모으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좋은 프로젝트가 된다. 매일매일 쌓아온 그 사람의 '얼굴'에 의해 모두가 움직인다. 어떤 의미로는 값을 매길 수 없는 매우 소중한 세계이다. 

 

행정기관 내에서 일을 완결한다는 환상에서 벗어나려면 일단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사실을 당연하게 여기다 보면 하나라도 바뀌어갈 것이다. 

 

우선 아침에 일어나 집을 나가는 시간을 바꾼다. 동식에 사무실까지 가는 경로도 바꾼다. 돌아올 때 어딘가 한 곳이라도 좋으니 들러서 온다. 모르는 거리에서 낯선 사람에게 아무 목적 없이 그저 인사해본다. 이런 생활을 1년 해보면 하지 않는 사람과 큰 차이가 나타난다.

 

지역으로가서 지역에서 개최하는 마켓에 스스로 입점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지역 농산물 등의 판매를 거들고 그 수입을 지역 복지시설과 비영리법인에 기부한다. 소규모 상업은 사업의 기본이기 때문에 돈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매우 좋은 경험이다. 지역에 남겨진 행정 소유의 공적 부동산을 활용해서 주말 마켓이나 여름 나이트마켓을 개최하여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여 지역 경제순환을 만들며 행정기관으로서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내는 사람도 있다.

 

공무원들이여, 행정기관 내 완결이라는 환상을 떨치고 거리로 나가자.

 

실천 5 : 행정기관 업무에 외부의 힘 사용하기

 

그러나 단순히 기관 밖에서 이것저것 활약해도 역시 행정 구성원으로서 중요한 것은 '행정기관만이 할 수 있는 일'로 지역에 공헌하는 것이다. 개인으로서 얼굴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수단이다. 그런 것을 행정기관 내의 업무로 어떻게 엮어나갈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수단이 어느새 목적이 되어버린 사람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조직 내에서 업무를 착실히 하지 않으면서 단순히 즐겁다며 기관 밖으로 나가 축제 같은 것에만 들뜬다면 조직 내외부에서 신뢰를 잃는 안타까운 결과가 벌어진다. 

 

물론 행정기관에는 늘 인사이동이 있으므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담당 부서를 이동했다"라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런 말도 핑계일 뿐 일에 대해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이동하는 새로운 부서에서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가를 고민할 수도 있다. 

 

어느 지자체 공무원은 지역 문화에술에 대한 높은 관심과 홍보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문화 이벤트의 홍보를 도왔다. 그런 그의 활동은 지역 내에서도 높게 평가받았다. 이런 활동과 함께 행정 내에서의 업무도 착착 해나가는 과정에서 지자체 문화예술 관련 재단으로 이동하게 되어 이제까지 개인적으로 추진해온 경험으로써 본업에 크게 기여하게 되었다. 보는 사람은 확실하게 보고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처럼 환상에 의존하지 않고 조직 내외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적시적소에 스스로 활약하는 공무원들이 종종 나오고 있다. 

 

이때 도전하는 공무원의 적은 사실 의지없는 공무원이기도 하다. 언제나 내부의 적이 제일 무섭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저 녀석은 민간과 수상한 관계가 있다'고 의심하거나 상사들은 "정도껏 해라"라고 말하는 일도 적지 않다. 그런 일이 있으면 기가 죽어 '역시 공무원은 행정기관 안에서 완결하는 것이 좋다'는 환상으로 회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행정기관이라는 존재 자체가 지금까지 하던 방식대로는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훌륭한 단체장도 각지에 나타나기 시작하는 요즘, 도전하여 변화를 일으키는 씩씩한 공무원이 전국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적극적인 단체장과 도전하는 공무원이 많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코로나 19 대책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③ 민간 의사결정권자 : 경계를 없애고 다양하고 관용적인 일 만들기

 

지역의 민간은 지연조직 등 단체와 지역 경제를 담당하는 기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오랫동안 지역 민간조직에서는 집단 압력으로 상당히 편협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새로운 것을 배제한 결과, 지역이 쇠퇴해왔다. 지역에서 '모두 함께' 결정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사회 전체 '모두'가 아니며 일부 그룹의 가치에 한정되어 왔기 때문에 그 외의 사람을 수용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지역에서 단결하여 열심히 해보자"라고 호소하는 목소리는 좋은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결국 환상이며 집단 의사결정은 때로는 큰 잘못을 저지르거나 다른 사람을 배제하기도 한다. 

 

실천 6 : 기존 조직이 무리라면 새로운 조직 만들기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외부자를 어떻게 의식적으로 끌어들일까에 달렸다. 지역사업에서 언제나 잘난 사람만 일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인을 효과적으로 끌어들이는 장치를 만드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 같은 때에는 육아세대도 집에서 회의에 참여할 수 있고 지역 회의에 외부인이 들어오기도 쉽다. 

 

물론 기존 조직에서 그러한 일을 해보자고 하면 반발이 심할 수도 있다. 초고령사회 일본에는 60대 회장 위에도 역대 회장들이 아직 살아 있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내 맘대로 할 거야"라고 하니 현직 회장이 역대 회장의 의중을 살피고 눈치 보며 일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많다. 그런데도 만장일치가 되어야 한다는 환상이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무엇하나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가 많은 것이다. 

 

7년 전에 아이치현 가스가이기 가치가와 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는 앞으로 10년 후면 90% 상가가 문을 닫는다는 문제에 직면하여 의사결정권자가 기존 조직과 별개로 고령자도 포함하는 회사 조직을 만들어 독립적 재정을 운영하며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음식점, 공유사무실, 피트니스 등 폭넓은 사업체의 입점을 이끌었고 최근 6년간 약 20개 신규업체가 입점이 이루어졌다. 특히 여성 경영자가 많이 입점하여 원래부터 지역이 안고 있던 고질적인 구조 문제 변화에도 기여하게 되었다. 신용 있는 고려자들이 투자하여 청년과 여성 중심으로 움직이며 거리의 변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민·관 지역사회조직에서는 아무리 리더가 있다 해도 전체의 동의를 얻어 조직적으로 움직여야만 하는 문제가 있다. 그럴 때 새로운 일을 시도하기 위해 별개의 조직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각자 입장이 분명한 사람들은 기존 조직에 불만을 말하기보다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 좋다. 그 편이 환상에 매달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지역 미래에 공헌하는 일이다. 

 

실천 7 : 지역기업 리더는 도망치지 말고 지역 미래 만들기

 

인구감소사회라고 말하면 내수가 시들고 앞날이 깜깜해지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 갑자기 인구가 0명이 되는 것도 아니고 지역경제가 언제나 내수 마이너스 상황도 아니어서 나름의 생존이 유지되고 있다. 수출형 농림수산업이라는 시점까지 가면 지역 자원을 기초로 다른 지역이나 해외시장까지 진출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도 하고, 적은 인구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유럽의 지역도시 같은 모델도 있으므로 결코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즉 인구감소가 되면 이제 지역은 끝이라는 것은 환상이다. 나라가 망해도 산천은 남는다는 의미까진 아닐지 모르지만 아무리 지자체 경영이 기울어도 결과적으로 산천과 논밭, 바다는 계속 존재하며 미래를 향한 가능성 또한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즉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있고 성장전략도 그릴 수 있다. 

 

지역 의사결정권자 중에는 극단적으로 비관적 예측과 마을 일은 민간이 아닌 행정의 일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자신들의 자산을 점점 매각하여 도쿄 등의 투자 물건으로 바꾸는 사람도 늘고 있다. 지역 자산가가 지역에 투자하지 않고 자잔을 팔아 외부에 투자하면 개인적으로는 이득일지 모르지만 지역 쇠퇴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오래전 시대에 대지주가 지역에 투자라고 주민을 위해 사회보장에  가까운 지원을 한 경우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물론 개인 차원에서는 정당한 행동을 한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지역발전 차원에서는 이렇게 민간 의사결정권자가 포기해보리면 지역에 큰 타격이 있다. 

 

물론 지역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경영자도 있다. 니가타현 죠에쓰시에 2022년 창업 100년이 되는 오지마 그룹이라는 로컬 대기업이 있다. 그룹회사 23개, 종사자 1,500명, 매출 약 100억 엔 규모이다. 지역 신문사부터 케이블TV, 여행대리점, 약국, 양조장, 노포 등 다양한 업종을 취급한다. 

 

그 가운데에는 기존 경영방식으로는 되살아날 수 없는 기업을 그룹 산하에 받아들여 재생시킨 사례도 많다. 또한 각각 독립채산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경영하며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이런 기업이 있어서 사람들의 일상생활 기반이 유지되고 지역에 U턴하는 사람이 생긴다. 

 

 

④ 민간 집단 : 지역 소비와 투자, 작은 한 걸음이 마을을 바꾼다

 

민간의 여러 조직과 기업에 소속된 사람들은 사실 지역에서 제일 큰 규모의 구성원이며 이들이 어떻게 움직일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이들이 집단 압력에 순응하여 대충 일한다면 지역의회도 덩달아 얼렁뚱땅 넘어가는 등 지역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이 일어나기 어렵다. 행정조직에서 움직이려는 공무원이 있어도 지역 민간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정치나 행정도 지역 나름인 것이다. 

 

민관협력이 중요한 지역사업은 오히려 민간이 적극적으로 행정을 밀어붙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민간 의사결정권자들뿐만 아리나 매일 마을에서 생활하며 집단을 형성하는 '개인'도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자기는 그런 처지가 아니라며 그저 조용히 있는 것이 이득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지낸다면 어느새 자신도 살기 어려운 지역이 될 것이다. 

 

실천 8 : 바이 로컬(지역 구매)과 인베스트 로컬(지역 투자)

 

'바이 로컬(buy local)'의 개념으로 근처 지역 상권에서 편하게 장보는 것만으로 지역 내에 흐르는 돈의 규모가 달라진다. 

 

어떤 미국 중소기업 조사에서는 체인스토어에 의해 지역에 오는 이득은 20 ~ 40% 정도지만 지역 점포로 인한 이득은 50 ~ 70%라고 한다. 또한 지역 내에 지역자본을 가진 사람들이 출자하여 지역산업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오사카부 아베노 남쪽 지역에서는 바이 로컬을 추진 중이다. 지역 상점 주인들이 연대하여 지역 상점을 소개하고 바이 로컬 마켓 입점을 지원하는 기획을 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손님과 가게의 소통뿐만 아니라 상점 주인들 간의 소통도 원할하다는 것이다. 상점 경영이 바빠서 서로 상점을 방문할 시간이 없었는데 이벤트를 계기로 서로 방문하여 교류하면서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 

 

또한 바이 로컬 상점 맵을 수시로 업데이트한다. 요즘과 같은 네트워크 시대야말로 로컬은 로컬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는 기획이 있다. 이런 장치는 지역 소비를 늘리고 지역경제도 단단하게 만든다.

 

유감이지만 지금은 지역 금융기관에 맡겨도 금리는 거의 제로에 가깝고, 자본소득을 얻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이 급성장하는 분위기도 있으므로 지역의 새로운 도전으로 투자받을 기회는 예전보다 많은 편이다. 

 

소비와 투자를 하며 지역에 공헌할 기회가 다양한 것이다. 금액이 적더라도 쌓이면 크게 되어 복리로 큰 금액이 될 수 있다. 

 

실천 9 : 주민 각자 주체적으로 움직이기

 

마을이 변화하는 것은 거대한 개발이 일어날 때가 아니라 작은 거점이 하나 생기는 것에서 가능하다. 작은 움직임이어서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환상이다. 

 

지바현 나가레야마시에서 마을 만들기 거점 마치민을 운영하는 데쓰카 준코는 인사 부문 전문가이다. 그녀는 출산하면서 나가레야마로 이주하여 지역문제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의 빈 곳을 빌려 마을 주민이 활동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고 있는데, 육아 중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육아를 하고 있어서 지역에 부족한 것을 제공할 수 있었다. 

 

나가레야마에서 예전에 번성했던 구역의 빈 창고를 빌려 지인들과 DIY로 개조하여 모두가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만들었다. 그곳에 유명 조미료를 활용한 레시피를 개발하는 '진짜 조미료 연구소'를 시작하자 지역 조미료 회사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원 때문에 시작한 것이 아니라 우선 시작했더니 지원이 따라오는 방식이다. 시도하기 전에 이것저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실천이 다음 단계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소비, 투자, 기획이 반드시 거대한 규모일 필요는 없다. 작은 일을 쌓아가며 지역의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적소위대, 작은 한 걸음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 한 사람의 주민이 마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⑤ 외지인 : 지역에 없는 강점과 기술을 살려 위험요인을 공유하자

 

외부에서 지역에 관여할 때도 여러가지 환상에 빠져 일이 잘 안될 때가 많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좋아도 나빠도 외지인이 지역의 밀접한 인간관계에서 한 발 뒤에 있어서 할 수 있는 역할도 있다. 그런 장점을 활용하지 않는다면 외부인으로서 지역에 관여해 가는 일의 의미는 반감될 것이다. 

 

실천 10 : 위험요인을 공유하고, 지역주민이 아닌 위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우선, 외부인으로서 지역 프로젝트에 대해 일정한 리스크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최악의 외부인 유형은 지역 예산에만 의존하여 아무 위험요인을 감당하지 않은 채 납품만 하고 대가를 받아 사라지는 악질 컨설팅 유형이다. 지역자본으로 추진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지역 프로젝트는 실패하는 예도 있으므로 외부인도 위험요인을 공유해야 한다. 

 

또한 돈에 관한 한 성공이나 실패 가능성에 대해 외부인도 예민할 필요가 있다. 성공 가능성이 크다 해도 돈에 대한 감각이 느슨한 사람을 믿긴 어렵다. 

 

그런 다음에 지역주민은 아니더라도 때로는 미움받는 역할도 감당할 필요가 있다. 지역 내에서는 집단 압력, 위계질서 속에 모두가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때 그나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 외부인이다. 그때 위험요인을 공유하면서 매일 거래한다면 "지역주민은 아니지만 이렇게 노력하면서 함께 꾸려 나가려고 하는데 지역주민인 우리는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자성이 나올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환상에 휩쓸려 의사결정이 엉망진창이 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때로는 미움받는 대상이 되는 것도 외부인의 역할이다. 중요한 것은 형식적인 소통으로 호감을 받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실천하면서 신뢰를 쌓아 올려 철처하게 프로젝트 성과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실천 11 : 장소를 따지지 않는 사람에게 일자리 제공

 

외부인은 꼭 지역부흥협력 뿐만 아니라 전무가로서의 위치에 있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에 참여하여 할 수 있는 일과 재능을 갖고 제안해야 한다. 

 

훗카이도 요이치정에서 레스토랑과 젤리 카페를 운영하며 와인용 포도재배도 하는 소마신고는 I턴하여 요이치에서 생활하고 있다. 처음에는 레스토랑 직원으로 들어왔다가 이 지역의 가능성을 느껴 가게와 농지를 매입하여 스스로 주인이 되어 도전하고 있는 사람이다. 

 

요이치는 지금 좋은 평가를 받는 와이너리로 성장하고 있다. 2021년 소마의 밭에서 나온 포도를 활용하여 지역의 유명 와이너리와 협력한 오리지널 와인 생산, 판매 등의 기획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일자리를 준다는 것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 지역에서 누구도 손대려 하지 않는 일을 떠맡기는 형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지역은 그렇게 생산성 낮은 일을 청년에게 떠맡겨왔기 때문에 쇠퇴하는 것이다. 청년이 그런 일을 해도 당연하다는 환상의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거리 영역을 어떻게든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자신이 움직이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실천 12 : 선구자가 있는 지역에 우선 관여하기

 

어떤 지역부터 관여하는 것이 좋을까, 외지인이 지역에 들어갈 때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하나는 갑자기 이주하지 말 것 또 하나는 이미 들어간 사람이 있는 곳을 선택할 것이다. 

 

우선 지역과 궁합이 있다.

 

의사결정권자나 조직과 지역 집단도 각자 색깔이 있고 환상 의존 여부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자신이 가진 기술을 살릴 수 있는지, 성격이 맞는 사람이 있는지는 실제 관여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런데도 어정쩡하게 지금 하던 일을 그만두고 뛰어들면 그때는 이미 늦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또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지역이 그나마 U, I턴을 받을 수 있다. 

 

찾아다미녀 함께할 수 있는 지역주민을 소중하게 여기고 제삼자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도 신경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원래 지역주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 경우도 많지만 그것도 시간과 함께 바뀌기 마련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야 지역이나 지인이 각지에 많아지고 그래야 믿음이 생긴다. 급하게 서두른다고 성과가 나는 것이 아니다. 

 

 

마을을 바꾸는 것은 항상 "백 명의 합의에 따른 한 명의 각오"

 

마을 만들기 환상을 떨치는 데 필요한 것은 '백 명의 합의에 따른 한 명의 각오'라고 생각해야 한다. 전체 합의를 우선한다면 누구 한 사람 책임지지 않는 계획을 세워버리는 것도 환상이다. 민관 쌍방의 모든 사람이 그런 결단은 스트레스라고 생각하여 회피하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 각오하면서 "하자"라고 결단하여 종래의 환상을 떨치고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야말로 성과로 이어진다. 지역이 당연하게 여겨온 예정조화 속에서 실제로 뭔가 하는 것이 옳은지 모르겠지만, 존망의 갈림길에 처한 지역이 내부에서 일을 도모하는 것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 

 

지역사업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역산 개발, 민간자금 조달 방법 등이 있는데 이를 알면서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세상에 방법은 많지만 그것을 채택하지 않으면 전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지역재생은 방법론이 아닌 "사고방식"이 중요하고 그것이 본질이다. 사고방식이 잘 갖춰져 있으면 누구로부터 배워야 할 필요없이 스스로 방법론에 도달할 수 있다.

 

어느 지역이나 큰 차이 없이 부딪치는 문제는 비슷하고 회피하는 유형 역시 비슷하다. 그러나 지역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누구도 지역을 형편없게 만들고 싶다,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고까지 막말하는 사람은 없다. 

 

더 높은 차원의 공통 목표까지 확인할 수 있다면 그 산에 오르는 방법이 각기 다르더라도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오르면 그만이다. 결과적으로 누가먼저 도착할지 모르며 혹은 도착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어떤 길로 가려는지를 의논하는 것만으로도 산을 오르지 않는 사람보다 상당히 진척이 있는 것이다. 기회는 반드시 있다. 마을 만들기 환상이라는 벽을 부수고 불안과 갈등을 넘을 수밖에 없다. 마지막은 자신이 어떻게 하고 싶은가 각고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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