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멕시코시티 외곽에 있던 인디언 부족 출신인 돈 미겔 루이스의 글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우리 머릿속의 목소리는 우리 것이 아니다.
세상에 태어날때 우리는 이 목소리를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다.
우리가 언어를 배우면서 다양한 관점이 생겨났고
다양한 비판과 거짓을 배우기 시작했다.
지식에 의해 울려나오는 마음속의 소리는
우리가 지식을 쌓으면서부터 들려온 것이다."
'우리 머릿속의 목소리가 우리 것이 아니다'라는 문장은 감동스럽습니다. 태어난 뒤 부모로부터, 또 사회로부터 주입된 신념이 없었을 때는 순수한 의식 그 자체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하는 생각이란 것도 결국 우리가 배운 말과 글의 한계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닐까요?
책을 어떻게 읽었느냐에 따라, 또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이야기를 들었느냐에 따라 우리의 관점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이렇게 형성된 고정된 관점을 옳은 생각이라고 집착하며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만약 자신이 말이나 책을 통해 얻었던 정보가 그릇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지금까지 취했던 세상에 대한 관점은 어떻게 될까요?
내가 어떤 생각을 옳은 것이라고 굳게 믿었었는데 내가 믿을 만한 사람이 다른 식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우린 그때까지 가지고 있던 생각을 버립니다. 그러고는 믿을 만한 사람이 들려준 그 이야기를 사실로 믿게 되지요.
그러니 어찌 내 머릿속에서 오락가락하는 생각이 본래 내 것이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이 어찌 진실한 내 목소리라 말할 수 있겠습니까?
알고보면 상대와 의견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다며 싸우는 것은 어떤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느냐 하는 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싸움일 뿐입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 사람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생각, 다양한 관점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고
나무라기보다는 그와 나의 관점에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편이 누군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요.
사람의 생긴 모습이 다른 만큼 세상에는
수많은 다른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 정목스님,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p 64 - 67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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