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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5] 후쿠시마 방류에 대한 생각

Carpe Diem/scribble(끄적임)

by TOS_lab 2023. 9. 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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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방류 관련해서 제 생각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보자 합니다.

 

저는 원자력 기술개발 정책과 해체정책, 해체인허가, 해체 경제성 평가 업무를 약 10년간 수행하였습니다.일본 문무성에서 개최한 대학원생과 젊은 연구자들을 위한 후쿠시마와 일본 원전 관련 3s(safety, safeguard, security) 프로그램도 참여했었습니다. 해체계획서 중 일반건물 철거에 대한 논리도 제가 설계했으니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죠.

 

우선 방류에 대한 제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방류로 인해 수산물 안전성이 악화되는 것 아닐까?

"기존과 동일하다."

 

1) 이미 사고 초기 다량의 오염수가 누출되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2011년 발생했습니다. ALPS(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s, 다핵종 제거 설비, 이하 알프스)는 2013년 3월 30일부터 가동을 시작하였고요. 이미 2년 동안 오염수는 발전소 앞바다로 흘러나갔습니다.

 

2) 사용후핵연료는 아직 회수가 안되었으며 내부구조 또한 명확히 파악이 안되었다.

노후화된 해체사이트는 실제 도면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과거 설비 등의 변경이 기록되지 않은 경우도 있고 도면과 실제 사용목적이 다른 경우도 존재합니다. 또, 실제 해체를 하다보면 폐기물 누수 등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는 원자력연구원 우라늄변환시설 해체와 서울연구로 1호기 보존 때 그런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지금 일본에서 포집한 오염수는 사용후핵연료 회수가 안되어 집어넣는 냉각수와 지하수, 빗물 등입니다.

내부 구조물 현황을 명확히 확인 못했으므로 회수되는 오염수는 일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는 지하수계로 유출되거나 토양으로 스며들어 이동할 수도 있겠죠. 결론적으로 여전히 인지 못하고 배출되는 오염수가 존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3) 기존과 동일하다

"기존과 동일하다"는 그런의미입니다. 방류이전에 수산물에서 크게 위험을 느끼지 못하셨고 즐기셨으면 그냥 즐기시면 됩니다. 방류 전후로 안전성이 크게 달라지는건 없으니까요.

 

 

2. 오염수 방류처분이 적정한가?

"부적절합니다"

 

1) 해체의 목적

후쿠시마 액체폐기물 방류는 해체를 목적으로 합니다.

 

한때 원전해체가 한국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여야 상관없이 매우 큰 이슈로 주목받은적이 있습니다.

부산과 울산에서는 치열하게 해체연구소를 수주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기도 했구요.

 

그때 항상 해체연구소의 필요성으로 나온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래세대를 위한 원자력의 안전한 이용을 위해", "그린필드를 통해 주민에게 원전부지를 환원"

 

해체는 "경제성 높은 원자력이 안전하게 운용되고 그 경제적 효용이 다했을 때 지금까지 이용했던 부지를 안전하게 반환"하는 과정입니다. "부지를 안전하게 반환"이란 의미는 제염 및 해체 등을 통해 폐기물을 사회와 안전하게 격리하고 원전이 건설되기 이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만드는 거죠.

 

이런 해체의 목적하에서 봤을 때 이번 방류는 매우 부적절합니다. 사회와 안전한 격리를 위한 노력도 없고 주민의 눈높이에 맞는 원전부지 환원을 위한 노력도 없죠.

 

2) 적절한 방법은 존재하는가?

액체폐기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액체라는 점입니다. 격리가 어렵죠. 흘러서 토양을 오염시키기도 하고 형상도 일정치 않아 관리도 용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액체폐액은 양을 감량하고나 또는 관리의 용이성 향상을 처분 목적으로 합니다. 그 방법 중 많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고화와 증발이 있죠.

 

고화는 일반적으로 시멘트에 섞어 콘크리트 형태로 만들어 관리하는 거죠. 이러면 유출도 없고 관리도 용이하기 때문에 쉽게 격리할 수 있습니다.다만 폐기를 위해서는 적절한 저장시설을 만들어야겠죠.

증발은 말 그대로 수증기 상태로 증발시키는 겁니다. 비등점차를 이용해 물은 증발시키면 양이 줄어들고 남은 물질만 관리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그 관리해야될 양도 매우 저감됩니다.

 

이번에 사용한건 희석법입니다.

일반적으로 정상원전의 냉각수가 희석법을 사용하여 바다에 방류되죠. 희석하는 이유는 수온 및 해양 농도의 급격한 변화를 막아 생태계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함이죠. 이번과는 그 결이 매우 다릅니다.

 

한국에서 해체 중 발생한 액체폐액에 희석해서 방류하자?

일단 허가도 나오지 않겠지만 그렇게 한다면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기술원, 수행자는 모두 손잡고 감옥갈겁니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이 존재함에도 왜 희석법을 사용했을까요?

 

경제성 때문입니다. 다른 방법은 모두 신규설비를 필요로 합니다. 또한, 매번 새로운 액체폐액이 발생하고 있어 설비도 꾸준히 증설해야 하구요. 해체 목적에 부합하고 더욱 안전한 관리 방안이 아닌 오직 가장 경제적인 방법을 택한거죠.

 

3) 부적절하다

중국에서는 일본에 선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선례는 중요합니다. 선례는 유사한 행위를 용인해줍니다.

 

오염수도 희석 처리해 바다에 방류했는데 MDA 이하의 해체과정이나 운영 중 발생하는 액체폐액을 방류하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요?

 

적절하게 희석해서 방출기준만 만족시키면 방류하면 됩니다.

 

원자력안전문화와 원자력의 투명하고 안전한 관리라는 허울속의 구호는 버리고 이제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동일한 선례에 근거해서 버리면 되죠. 

 

일본은 최소한 고화도 해보고, 증발도 해보고, 내부에 오염수를 저장해두기도 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수행한 후 어쩔수 없이 이 방법을 택해야 했습니다.

 

일본은 오직 경제성을 위해서 최악의 선례를 남겼고 이제 원자력이 주장하는 안전문화라는 신화는 깨졌습니다. 이에 대한 비판은 원자력을 선택한 누군가가 짊어져야겠지요.


유튜브나 언론을 통해 전문가들이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이야기하며 배출의 정당성을 주장합니다.

누군가는 희석되는 물을 마실수도 있다고 자신합니다. 오직 희석되었을 때 미치는 농도만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지식을 바탕으로 "내가 안전하다고 이야기하니 안전해"라며 교조적인 태도로 일갈합니다.

 

그들 중 대다수는 몇 년전에는 원자력해체와 관련해서 원자력안전문화를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일부는 국내에서 자신들이 지금 이야기하는 방류기준에 한참 못미치는 액체폐액이 유출되었을 때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며 원자력안전문화를 들먹였습니다.

 

당연히 그들은 경제적이지는 않지만 더욱 안전한 해체방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단지 원자력과 관련되어 발생한 문제를 어떠한 방식으로든 옹호하는게 원자력 진흥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겠죠.


한편으로 제가 전문가분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매우 편협하길 희망합니다. 그래서 이런 편협한 생각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봤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했든 국내에는 MDA 이하인데 처분하지 못하고 저장해둔 액체폐액이 많이 있습니다. 몇 년간 처분이 용이하지 못해 해체 공사기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죠.

 

원자력 진흥과 관련되서 위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신 전문가분들께서 모두 한 모금씩만 하셔도 액체폐액도 금방 처분되고 경제성도 달성되며 안전하고 해체를 하여 국민의 신뢰도 쌓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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