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히 덜어내는 힘, 큐레이션 3.2] 큐레이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백자일상 - 청채머그

 

현대사회에서 큐레이션은 중요한가?

큐레이션은 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인터페이스로서 우리의 일상 속에 넘치는 정보와 물질 사이에서 우리가 원하는 만큼만 취할 수 있도록 양의 균형을 맞추는 일종의 “여과장치”로서의 역할을 한다. 즉 “큐레이션 효과”란 정제하고 단순화하며 설명하고 맥락속에서 상황을 이해하는 등의 효과라고 정의할 때, 우리는 과잉사회에서 큐레이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다. 

 

 

큐레이션의 첫 단계 - 선별

 

큐레이션은 무조건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적은 것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강조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제외하고 정제하는가에 있다. 큐레이션은 넘치는 정보 사회에서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고 가치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효율성을 높인다. 즉, 큐레이션은 선별과 배치작업을 통해 가치를 더하는 모든 일과 관련돼 있다.

 

선별은 이미 산업에서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1980년대와 1990년 미국의 영화산업을 상징하는 기업인 블록버스터는 고객의 욕망을 등한시하고 새로운 블록버스터 영화만을 추천해주는 방식, 즉 "더욱 많은 것이 좋다"는 산업시대적 사고로 기업을 운영하였고 이에 따라 결국 파산하였다. 이에 반해 넷플릭스는 고객이 선호하는 영화를 제안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고안하여 이를 활용하였다. 또한, 알고리즘만으로 파악하지 못하는 각 영화의 주관적 특징은 사람이 직접 영화를 감상하고 이에 맞는 태그를 달게 하여 수만개의 장르를 만들어 내는 방법으로 고객에서 적절한 영화를 추천하였다. 

 

아마존 또한 기존에는 서평을 통해 책을 추천하였으나 알고리즘 추천시스템을 활용하여 수십만개의 제품을 각 고객에게 맞춤제공한다. 또한, 알고리즘의 추천은 통찰력에 기반한 취향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을 간파하고 큐레이터를 채용하여 "선별"과정을 개선하였다. 

 

이런 선별작업을 통해 너무나 다양한 선택지에서 고객이 구매를 망설이고 선택의 망설임을 방지한다.

 

우리가 선택이라는 행위를 하는 본질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선택하는 순간의 기쁨이다.

 

큐레이션은 "선택의 역설 - 너무 많은 선택권이 주어짐에 따라 판단력이 흔들려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힘들어지는 경우"를 극복하고 하찮은 것은 모두 덜어낸 뒤 우리에게 선택의 기쁨을 안겨준다.

 

큐레이션의 다음 단계 - 배치

 

"큐레이션이란 개별 콘텐츠 하나하나의 문제라기보다 이들을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특정 방식으로 배치된 콘텐츠가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는지, 생성된 맥락 속에서 이들 콘텐츠가 사회 및 문화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온라인 큐레이터 마리아 포포보는 큐레이션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며 이를 "패턴 인지의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의도된 배치는 구조화된 관념을 형성하고 이를 프레이밍이라고 한다. 사람은 사회를 프레이밍이라는 틀로 바라보고 이를 통해 해석한다. 

 

즉, 배치를 통해 형성된 맥락은 기존의 콘텐츠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다. 

 

 

구글 CASE - 선별과 배치 그리고 가치창출

 

구글은 검색어의 빈도수 만이 아닌 페이지랭크(인바운드 링크의 중요도 및 검색어 빈도를 모두 고려한 검색 알고리즘)를 활용하여 정보를 선별하였다. 또한, 검색엔진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검색바, 로고, 링크 몇 개로 매우 단순화시켜 배치하였다.

 

이는 부차적인 모든 정보를 배제한 체 엄선된 정보만을 보여주기 위해 구글의 정책이였다. 구글은 본 정책을 바탕으로 검색결과 배치에도 활용하고 있다. 시스템 내에는 모든 정보가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유용함은 2배로 증가하기도 한다.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통해 구글은 배치 방식을 보다 확고하게 굳혔다.

 

구글은 선별과 배치를 통해 야후와 라이코스 등의 기존의 검색시장 강자를 누르고 업계 1위를 달성했다. 

 

 

결론

 

선별의 효과는 제거를 통해 빛을 발한다. 배치는 기존에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해서 맥락을 제공한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태그를 통해 무한에 가까운 생산적인 재조합을 이뤄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잠재해 있는 가치를 발현시킬 수 있다. 배치는 우리에게 관점의 변화를 요구한다. 오늘날 세계를 구성하는 숨어 있는 구조를 파악하려면 구체적인 것에서 시작해 전체의 관점을 이해해야 하며 패턴을 찾아내고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정보이론가 시저 히달고(Cesar Hidalgo)는 배치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초기 인류 사회와 유일하게 다른 점은 원자의 배치 방식 뿐이다"

 

선별과 배치는 큐레이션의 핵심적인 2가지 원리이다. 과잉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선별이 필수적인 것처럼 보다 효과적으로 또 효율적이며 맥락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배치작업이 필요하다. 

 

 

[요약] 

1. 큐레이션은 정보의 선별과 배치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며, 넘치는 정보와 물질 사이에서 선택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2. 큐레이션의 선별은 너무 많은 선택지에서 하찮은 것은 덜어내고 고객에게 선택의 기쁨을 안겨주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이미 산업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3. 선별된 콘텐츠 등은 의도적인 배치를 통해 맥락을 형성하고 고객에게 특정 프레임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프레임을 통해 고객은 가치를 발견한다.
4. 선별과 배치는 큐레이션의 핵심적인 2가지 원리이다.
5. 과잉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선별이 필수적인 것처럼 보다 효과적으로 또 효율적이며 맥락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배치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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