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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의 도구들 #17] 텅 빈 공간에 홀로 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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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천재로 여덟 차례나 미국 챔피언에 올랐던 조시 웨이츠칸은 그후 태극권에 입문해 스물한 차례나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다. 서로 전혀 다른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그야말로 폭발적인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의 표본이다. 영화 〈바비 피셔를 찾아서〉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그는 현재 최고의 운동선수들과 투자자들의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그의 베스트셀러 《배움의 기술》을 읽은 후 조시는 팀 패리스의 팟캐스트에 참여했다.

 

 

빈 공간을 확보하라

조시는 SNS를 하지 않는다. 팀 패리스의 팟캐스트 방송을 빼고는 인터뷰도 안한다. 거의 모든 미팅 제안과 전화를 피한다. 투입량을 최소화하고, 산출량을 최대화하는 삶을 실천한다. 조시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창조적 공간을 창출하기 위해 모든 삶을 빈 공간으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마이크로에서 매크로를 찾아라

조시는 폭보다는 깊이에 초점을 맞춘다. '마이크로에서 매크로를 배운다'라고 이름 붙인 원칙을 자주 활용한다. 뭔가 작은 것에 집중하면 모든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강력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통해 그는 체스 챔피언에서 무술대회 우승자로 변신할 수 있었다. 

조시는 체스를 가르칠 때 첫 수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처음 체스에 입문하는 사람은 통상 포석이나 행마를 위한 몇몇 방법을 기계적으로 암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조시는 이를 두고 선생님에게서 시험지 답안을 훔치는 격이라고 말한다. "근본적인 원리나 전략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초보 친구들을 이길 수 있는 몇 가지 요령을 배우는 것에 불과하다."

 

조시는 팀 패리스에 체스를 가르쳐줄 때도 게임의 거의 막판에 이르렀을 때 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시작했다. 즉 체스 판 위에서 나의 킹과 폰(pawn, 체스 판의 졸)이 상대의 킹에 맞서게 한다. 또는 상대의 킹과 폰에 내 킹이 맞서는 상황을 연출한다. 체스 판은 이렇게 말 세 개를 제외하고는 텅 비어 있다. 복잡함이 거의 사라진 상태(마이크로)에서 '빈 공간'의 힘을 통해 적을 추크추방(zugzwang, 자신에게 불리하게 말을 움직일 수밖에 없는 판국)으로 내몰 수 있는 전략(매크로)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포석과 행마에는 수백가지 방법이 있다. 이를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챔피언이 되는가? 아니다. 챔피언이 되려면 아직 세상에 나타나지 않은 방법을 알아야 한다. 챔피언은 창조적인 전략이 결정하는데, 그것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을 때 스치듯 떠오른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스토리를 보라. 맨손으로 시작한 사람이 가장 큰 성공을 거둔다."

 

가진 것이 없을 때, 자원 활용에 기대지 않을 때, 아무도 도움을 주는 사람이 없을 때 비로소 우리 내면의 커다란 상상력이 기지개를 켠다. 복잡한 생각, 고민, 전략과 전술... 모두 지워라. 텅 빈 공간에 홀로 서라. 그러면 당신 내면의 거인이 당신을 자신의 어깨 위로 올려 놓을 것이다. 

 

 

상대가 내 게임을 연구하게 하라

마르셀로 가르시아는 주짓수 세계 챔피언을 다섯 차례나 지냈다. 조시는 마르셀로와 함께 뉴욕에서 주짓수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마르셀로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한 최고의 주짓수 마스터다. 마치 마이크 타이슨과 웨인 그레츠키, 마이클 조던을 합쳐놓은 것 같다. 주짓수 선수들은 대부분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훈련과정을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그런데 마르셀로는 자신의 스파링 연습을 비롯한 디테일한 훈련 모습을 인터넷에 모두 공개한다. 마르셀로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3 ~ 4주 후에 있을 시합에서 경쟁자들에게 사용할 기술을 미리 보여준다. 그러면 상대 선수들은 자신도 모르게 내 기술을 연구하게 된다. 그러면 상대 선수들은 자신도 모르게 내 기술을 연구하게 된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상대가 무의식 중에 내 전략과 경기 운영방식에 점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상대가 내 기술을 제아무리 연구하고 따라한다 한들, 나보다 잘할 수 있겠는가? 내가 가진 기술을 나보다 더 잘 구사하는 사람은 없다. "

 

팀 패리스는 마르셀로의 전략에 깊은 흥미를 느끼고 그의 팟캐스트 방송을 만든 과정이나 킥스타터를 통한 투자 과정 등을 온라인상에서 자세하게 공유하였다. 결과는 놀라웠고 두 가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자세한 설명으로 사람들을 도와줄수록 나 또한 더 상세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둘째. 성공적인 결과물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 중 절반은 너무도 자세한 디테일과 업무량에 놀라 따라해 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도망쳤다. 40퍼센트는 따라서 시도해보지만 그들의 결과물은 내 자신의 결과물보다 못했다. 약 10퍼센트만이 내 디테일을 참조해 더욱 창조적인 결과물을 얻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10퍼센트 사람들을 적극 도와준 후 그들로부터 더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마지막 세 번의 턴을 기억하라

조시는 활강 스키 선수로 명성을 날린 빌리 키드의 조언때문에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슬로프의 마지막까지 내려온 다음 다시 리프트를 타러 가던 도중 빌리가 문득 그에게 물었다. "조시, 활강 코스에서는 가장 중요한 세 번의 턴이 있는데, 뭔지 아니?" 조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자 미소를 지으며 빌리가 말했다. "마지막 세 번의 턴이지."

 

사람들은 대부분 코스의 가장 가파른 부분이나, 폭발적인 가속도를 붙여야 할 시작 지검에서의 턴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빌리는 코스를 거의 다 내려올 무렵의 '마지막 세 번의 턴'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것이다. 스키를 타는 사람들은 안다. 슬로프의 마지막 구간은 평평하기 때문에 가장 쉬운 구간이라는 것을. 빌리는 조시에게 마지막 턴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려운 구간을 모두 통과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마지막 세 번의 턴을 남겨두고는 방심한 나머지 자세가 나빠지지. 그러면 다시 올라가 새롭게 내려올 때도 무의식적으로 그 나쁜 자세를 내면화하고 말아. 그래서 스키에서는 마지막 턴이 가장 중요해. 마지막 자세가 좋아야 다음번에도 좋은 자세로 출발할 수 있게 돼."

 

나는 빌리의 가르침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하루의 마무리가 좋으면, 그 좋음이 밤새 이어져 새로운 아침을 좋은 기운으로 시작하게 한다. 운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항상 좋은 자세에서 마무리를 한다. 

 

예를 들어 60분 동안 운동을 한다면, 45분쯤 지났을 때 환상적인 기록이 나오거나 난이도 높은 기술을 능숙하게 해내면 60분을 다 채우지 않고 바로 끝낸다. 조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렇게 말헀다. 

"작가 헤밍위에는 가장 좋은 흐름의 중간, 가장 잘 써져 나간다고 느껴지는 문단의 중간 부분에서 하루의 작업을 끝냈다. 다음번에도 그 좋은 흐름을 계속 이러가기 위해서다. 나도 헤밍웨이처럼 살려고 노력한다."

 

조시 웨이츠킨은 체스 판을 텅 비워야 상대를 제압하는 결정적 전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체육관 청소나 도복의 옷매무새 등 디테일을 꼼꼼하게 챙기는 사람이 챔피언이 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마무리가 좋아야 새로운 것을 할 수 있고, 한 분야의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에서 얻은 아주 작은 것들이 결국 전혀 다른 분야를 정복하는 탁월한 무기가 된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었다. 

 

당신은 어떤가?

 

어떤 상대에게 당신의 삶을 연구하게 만들 것인가?

 


[원문]

팀 페리스, "타이탄의 도구들", 2017, p 194 ~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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