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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의 도구들 #25] 레드 팀을 이끌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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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앤드리슨은 URL, HTTP, 초기 HTML 표준을 만든 팀 버너스리 같은 선구자들과 함께 현대 인터넷의 창시자로 꼽힌다. 그가 제품을 만들어 내놓을 때마다 세상은 바뀌었다 첨단 디지털 시대를 이끈 그보다 더 매력적인 아이콘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는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한 모자이크 브라우저를 개발했고 넷스케이프를 공동 설립했다. 넷스케이프는 훗날 42억 달러에 AOL에 매각됐다. 그 뒤 마크는 라우드클라우드라는 회사를 만들어 이를 옵스웨어라는 이름으로 휴렛팩커드에 16억 달러를 받고 팔았다. 그는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업을 다수 설립한 아주 드문 인물들 중 하나가 되었다. 현재는 앤드리슨 호로위츠라는 벤처캐피탈 회사의 공동설립자 겸 무한책임 사원으로 일하면서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지배적인 기술 투자자로 평가받고 있다.

 

 

가격을 올려라

나는 그에게 "샌프란시스코 한복판에 광고판을 세운다면, 어떤 내용으로 광고판을 채울 생각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한 줄이면 충분하다. '가격을 올려라.'"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은 곧잘 후회하곤 한다.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가 제 가격을 받지 못했다고. 고객의 지갑을 열려면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해야 하기 때문에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을 책정하는 건 불가능한 시대라고 그들은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마크의 생각은 다르다. "당신이 뭔가를 팔아서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한 가지를 반드시 머릿속에 새겨야 한다. '사람들이 내 제품을 사지 않는 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내 것보다 더 좋은 걸 사려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문제 정의가 달라질 것이다. 당신의 물건이 비싸서 안 사는 게 아니다. 더 좋은 걸 사려는 것뿐이다."

 

마크는 가격을 충분히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격을 25달러로 할지, 30달러로 할지를 고민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파는 사람이 제 값을 받고자 한다면 사는 사람 또한 제 값을 치르고자 한다'는 것이 그의 풍부한 경험에 바탕한 장사 철학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두가지 성공에 대한 원칙을 갖고 있다. 첫째, 사람들이 무시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무엇이든 물건을 만드는 사람은 반드시 똑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똑똑한 사람들의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성공을 위한 마크의 가장 큰 노력은 가장 똑똑하고 실력을 갖춘 인재가 물건을 만들게 하는 것이다. 그런 인재들은 어디에 존재할까?

마크에 따르면, 그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들은 오라클, 세일즈포스닷컴, 어도비, 애플, 인텐 등의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아니면 맥도널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보험사나 은행에서 일하고 있다. 어디서 뭘 하고 있든 상관없다. 마크는 이렇게 말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회사에서 퇴근해 무엇을 하느냐다. 우리는 그들의 낮 시간에는 관심없다. 십중팔구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회사에서 시키는 일들을 하고 있을 테니까. 우리가 집중하는 건 그들의 취미가 무엇이냐다. 밤 시간과 주말에 그들이 매달려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끈질기게 추적 관찰해 정보를 얻는다. 뭔가 우리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흥미로운 일을 하고 있는 사람, 그 사람이 우리에게 엄청난 돈을 벌어다줄 사람이다."

 

 

철저하게 부숴줄 힘이 필요하다

마크의 회사에서 가장 스마트하고 똑똑한 직원들은 모두 별도의 의시결정 투표나 합의 없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어떤 프로젝트나 계약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담당해온 사람이 그 일에 대해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성공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믿음에서다. 다만, 마크는 '레드 팀 red team'을 고용해 그들을 테스트한다.

레드 팀은 기업이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객관적으로 사전 예측하고 취약점을 포착해 전략을 재검토하고, 대안 분석을 통해 의사결정자에게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처음엔 레드 팀 운영이 어려웠다. 같은 동료들끼리 약점을 파고들어 서로 자칫 모욕으로 빠지기 쉬운 비판을 주고받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나와 함께 창업한 벤 호로위츠를 시범 케이스로 삼았다. 나는 벤이 새로운 계약이나 프로젝트 건을 가져올 때마다 무조건 먼저 그 내용을 호되게 비판했다. 속으로는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어도, 일단 심한 말로 흠씬 두들겼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도 자기 속내를 털어놓는 법이니까 말이다. 그렇게 뜨겁게 싸우다가 마지막에 이르러서도 벤이 주먹으로 탁자를 탕탕 내리치며, '빌어먹을, 이건 정말 괜찮은 거래라니까!'라고 외치면 박수를 쳐주고 퇴장한다. 벤도 나한테 똑같이 그런다. 이는 거의 고문에 가까운 테스트다. 그러다 보니 점점 사내에 '레드 팀' 문화가 정착되기 시작했다. 비판하는 사람도, 그것을 달게 받는 사람도 모두 자기 자신과 상대, 회사를 위해 기여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우리는 성공을 직감한다."

 

마크는 기업이든 개인이든 간에 레드 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개인이라면 3 ~ 5명 정도 반대편에 서서 나의 가장 소중한 신념과 철학을 처절하게 부숴줄 팀이 필요하다. 그래야 강해지기 때문이다. 마크는 이렇게 덧붙였다. "점점 똑똑해진다는 것은 점점 강해진다는 뜻이다. 사내 레드 팀의 공격을 극복하지 못하면, '세상'이라는 진짜 무시무시한 레드 팀에 무릎 꿇고 만다."

 

 

반대편을 연구하라

레드 팀을 만들 환경이 아니라면, 이를 대신해 당신의 생각과 정반대 방향에 있을 만한 사람을 찾아보라. 당신과는 180도 다른 가치, 생각, 아이디어, 철학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당신의 성장에 훌륭한 자양분을 계속 제공해줄 수 있다. 

마크는 요금 가치투자자인 워렌 버핏에 대해 연구 중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워렌 버핏과 나는 서로 완전히 반대되는 방향에서 일해왔다. 기본적으로 워렌은 변화를 거스르는 쪽에 돈을 건다. 그리고 우리 회사는 변화에 돈을 건다. 만일 그가 실수를 한다면, 그건 미처 그가 예상치 못한 뭔가가 변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실수를 한다면, 그건 우리가 생각했던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워렛과 나는 더 이상 전혀 다른 존재일 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오히려 그와 나는 아주 중요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된다. 그와 나는 독창적인 생각을 지향한다. 그리고 그와 나는 항상 반대편을 살펴봄으로써 내 편에 있는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가려진 실체를 보고자 노력한다. 성공하고 싶다면, 당신도 이 같은 경험을 해야 할 것이다."

 

 

강력한 의견, 침착한 태도

'강력한 의견과 침착한 태도를 가져라.' 이 문장은 오랫동안 마크의 트위터 프로필이었다. 그에 따르면, 성공의 가장 큰 적은 '합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면서 어떤 일에 대해 자신의 강력한 의견을 개진하거나 발전시키거나 구체적으로 진행시켜 본 경험이 없다. 늘 상대와의 합의를 더 중시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레드 팀의 존재가 절실한 것이다. 레드 팀을 통해 우리는 더 강력한 의견을 소유할 수 있게 되고 일반적 통념과 완전히 반대되는 것을 찾는 습관을 들이게 된다. 

마크는 이렇게 말했다. "흔히 실패라고 하면, 돈만 잃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틀렸다. 돈뿐 아니라 시간도 잃는다. 따라서 우리는 늘 두배로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강력한 확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

 

강력한 의견과 확신을 키우는 동시에 우리는 침착한 태도와 평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은 예측 불가능한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쓰기 위해 만난 타이탄들도 '침착한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당신이 그들을 초대한다면, 그들은 어떤 주제를 놓고 당신과 필사적으로 논쟁을 벌일 것이다. 당신과 함께 저녁식사 자리에 나온 당신 친구들의 얼을 쏙 빼놓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과 친구들이 자신들보다 더 나은 정보나 논리를 들이대면, 그들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당신 말이 전적으로 옳아요. 그런 생각은 해보지 못했네요."라고 말할 것이다.

강력한 의견과 침착한 태도, 이 둘이 당신을 타이탄으로 만들어줄 것임을 의심하지 마라.

 

 

세상에 없는 길을 가라

다음은 마크의 젊은 트위터 팔로어들이 가장 좋아하고 자극을 얻는 짧은 글들이다. 나만의 길, 세상에 없는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좋은 동행이 되어 주리라 생각해 마지막으로 몇 개 소개해본다. 소용에 닿는다면 갖고 가라.

 

  • 지금 몹시 힘겨운 상황이라면 전신 거울을 들여다보라. 당신의 모든 근육과 자세가 '앞을 향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멈추지 않는 사람이다.

 

  • 내 목표는 빨리 실패하지 않는 게 아니다. 장기적을 성공하는 것이다. 이 둘은 하늘과 땅만큼 서로 다르다

 

  • 아무도 모르는 걸 나만 아는 것이 독창성이 아니다. 독창성은 아주 소수의 사람만이 아는 것을 아는 것이다

 

  • 반짝 성공에 그치는 이유는 하나다. 한번 성공하고 나면, "이봐, 지금 네가 갖고 있는 아이디어가 얼마나 시시한 줄 알아?"라고 말해줄 사람들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 폭락을 예측하려던 투자자들이 잃은 돈이, 폭락 자체로 사라진 돈보다 훨씬 많다

 


[원문]

팀 페리스, "타이탄의 도구들", 2017, p 65 ~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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