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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의 도구들 #28] 타이탄들은 어떻게 두려움을 극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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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평생 숙명처럼 붙어 다니는 두 친구가 있다. '두려움'과 '불안'이다. 이 두친구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지에 대해 가장 지혜로운 답을 줄 수 있는 현자는 누구일까? 단연 알랭 드 보통이 압도적인 표를 얻었다. 

알랭 드 보통은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불안》 《행복의 건축》 《뉴스의 시대》등 펴내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인생 학교'를 전 세계에 설립, 활발한 사회 운동을 펄쳐나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라

알랭은 우리가 두려움과 불안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당신의 삶을 너무 타인에게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진정 원하는 것과 향하는 곳을 알면 타인의 중요성은 뚜렷하게 약해진다. 당신이 걷고 있는 길이 모호할수록 타인의 목소리와 주변의 혼란, 소셜 미디어의 통계와 정보 등이 점점 커지면서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알랭은 또 "진정한 성공이란 평화로운 상태에 놓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평화로운 상태를 얻으려면 주체의 삶을 회복하고 타인이 나를 이해하고 받아주기를 바라지 않아야 한다. 어떤 사람이 자신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당신에게 화를 낸다고 해보자. 그의 얼굴을 천천히 살펴보라. 그는 당신의 이해 부족 때문에 화를 내고 있는게 아니다.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는 자신의 불안 때문에 당신에게 못 되게 구는 것이다. 대부분의 화와 불안, 두려움은 이런 방식으로 세상에 존재한다. 그러니 당신은 타인의 반응보다는 자기 자신의 반응을 더 깊이 살펴야 한다. 타인에게 상처받는다는 건, 결국 자신에게서 상처받는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알랭은 계속 조언한다.

"불안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 이 순간의 좋은 일에 감사하는 것이다. 모든 것은 끝이 있고 모든 것은 사라진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규칙적으로, 의도적으로 잠깐씩 멈춰 서서 그 사실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들에 핀 꽃을 보고 탄성을 지르면 사람들은 당신을 패배자라고 손가락질할지도 모른다. 지금 꽃을 보고 감탄할 시간이 있느냐고, 원대한 꿈은 없느냐고, 야망이 그것밖에 안 되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경험을 더 쌓고 시련의 파도를 넘고 넘다 보면, 언제부턴가 꽃 한 송이, 아름다운 구름, 모두에게 친절한 미소를 날리는 평화로운 아침 같은 일상의 사소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운명의 여신은 우리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인간은 그만큼 나약한 존재다. 해고에 대한 불안, 신체의 질병, 경제적 압박 등 조금만 상황이 틀어져도 우리는 쉽게 무너진다. 아주 약간의 좌절만으로도 그렇게 된다. 따라서 이 같은 나약함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별 큰일 없이 무탈하게 지나가는 하루에 진심을 다해 감사할 때 극복의 길이 열린다. 감사야말로 불안과 두려움을 보내오는 운명의 여신에게 맞설 수 있는 인간의 가장 큰 효과적인 무기다."

 

명상가 샘 해리스 또한 두려움을 사라지게 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맑은 하늘을 이용할 것을 권유한다. 이는 많은 타이탄들이 효과를 얻고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족첸 Dzogchen"을 아는가? 이는 티베트 불교의 최고 수행법이다. 두려움이나 불안이 엄습할 때는 눈을 뜬 채 맑은 하늘과 지평선 너무를 쳐다본다. 그러면서 현재 경험하고 있는 것에 아무 판단 없이 주의를 기울여보라. 머리가 맑아지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을 때의 감정들이 사라지고 있음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삶에 반드시 초대해야 할 친구

불안과 두려움에 대해 인상 깊은 깨달음을 준 또 다른 인물로 케빈코스트너를 꼽을 수 있곘다. 그는 평단의 찬사와 함께 혁신적인 스토리텔러로 평가받는 세계적인 영화배우다.

무명이었던 젊은 시절의 어느 날, 그는 낡은 픽업트럭을 몰아 한 작은 지역극장에서 열리는 오디션에 참가하고자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일순간, 속도가 갑자기 140킬로미터까지 치솟았다. 브레이크는 말을 듣지 않았고, 꼬리에 꼬리를 문 차량들의 브레이크등 불빛이 점점 크게 다가왔다. 그는 회상한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아, 죽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이렇게 죽을 순 없어!'라는 생각도 들었다. 클러치를 터져라 밟았다. 날카로운 비명처럼 끽 소리가 나면서 가까스로 시동키를 뽑을 수 있었다. 속도를 간신히 줄이고 갓딜에 차를 세웠다. 무엇보다 아무도 죽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잠시 안도의 숨을 고른 다음 빌어먹을 차에서 내려 뭔가에 홀린 듯이 울타리를 뛰어넘어 달리기 시작했다. 정확한 이유는 나도 몰랐다. 왠지 절대 오디션을 놓쳐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 했다."

 

케빈은 그 오디션에서 떨어졌다. 애초에 배우가 되겠다는 열렬한 생각은 없었다. 그냥 주변에서 하도 권해서 경험 삼아 도전해본 일이었다. 그런데 막상 오디션에서 떨어진 후 그는 '정말 배우가 될 거야!' 하는 생각과 사랑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게 밥벌이가 될 수 있을지 큰 확산은 없었지만 미치도록 머릿속을 파고드는 '앞으로 뭐하고 살래?'라는 속삭임을 떨쳐내는 용기를 얻는 데엔 충분했다. 

케빈은 이렇게 말했다. 

"그날 나는 고속도로에서 목숨을 잃을 뻔했고, 배우로서도 별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날 '내가 사고로 죽어 오디션을 보지 못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온몸을 전율처럼 훑고 지나갔다는 것이다. 오디션에선 떨어졌지만, 오디션 자체는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비록 배우가 대성할 수는 없을지라도, 어떻게든 배우만 될 수 있다면 남들이 싫어하는 일일지라도,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일지라도 모두 기꺼이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기 때문이다."

케빈의 어깨를 짓누르던 모든 짐이 사라졌다. 그는 어떤 도전이든 가능한 사람이 되었다. 그의 가장 큰 두려움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삶을 계속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가 이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원하지 않는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들려준 이 지혜로운 깨달음은 대단했다. 케반은 '원하는 일, 원하는 삶을 찾는 방법'에 대해서도 지혜를 나눠주었다. "떠올릴 때마다 약간 두렵고 긴장되고 떨리는 일, 그게 바로 당신이 원하는 것이다. '와, 잘하면 인생을 망칠 수도 있겠는걸!'하는 일이 바로 당신이 찾아 헤매던 모험이다. 두려움이라는 친구를 멀리하는 데 시간을 쓰지 마라. '용기'라는 새 친구를 초대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라."

 

 

두려움이 목표를 가로막을 때

화재를 진압하는 것뿐 아니라 심해 탐색(시체 찾기), 로프 및 라펠 구조작업, 열차 사고현장에도 파견되는 샌프란시스코 레스큐 2팀의 캐롤라인 폴은 최고의 여성 소방관이다. 레스큐 2팀 역사상 최초로 화재 현장에 투입된 여성 소방관이자, 우지 부문 미국 올림픽 대표팀 선발전에도 참가했던 그녀 역시 한때 둘째라면 서러워할 겁쟁이였다. 그런데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인물이 될 수 있었을까?

아직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지 못했던 시절, 캐롤라인은 무엇보다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자신이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간에, 한 발자국도 못 나갈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았다. 그래서 그녀는 평범한 사람은 상상도 못할 일을 벌였다. 자신의 두려움을 마주 보기 위해 세로로 설치된 케이블 선을 타고 230미터 높이의 금문교를 올라간 것이다. "한밤중이었다. 나는 케이블 선을 올라 70층 높이의 둥근 가로 바 위를 걷기 시작했다. 발아래에는 아무도 없었다. 양 옆으로 뻗은 두 줄의 얇은 와이어가 안전을 위한 유일한 장치였다. 첫 발자국을 떼는 건 기적 같은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두 걸음, 세 걸음쯤 걷고 나자 그냥 보통 평지를 걷는 것과 똑같다는 느낌이 문득 들었다. 그러니까 두려움에서 용기까지는 두세 걸음이면 충분했던 것이다."

 

두려움이 용기로 바뀌자 캐롤라인은 아찔한 허공 위에서도 자신을 찾아온 감정 모두를 고요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기대, 흥분, 짜릿함, 집중, 자신감, 재미, 두려움.... 마침내 그녀는 깨달았다. 정말 해내고 싶은 일이 있을 때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어느 정도의 순위에 배치할 것인지를 정하고 거기에 넣어두면 충분하다는 것을.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공포와 불안, 두려움을 느낄 때는 자신의 모든 감정을 벽돌처럼 따로 하나하나 떨어뜨려 놓은 다음 다시 한 개의 선 위에 그것들을 올려보라. 인생이란 이 벽돌들을 단단히 쌓아가는 작업임을 알면, '두려움'이란 벽돌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해야 무너지지 않을지 깨닫게 된다. 두려움은 무조건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다. 반드시 부수고 없애야 할 벽돌도 아니다. 적당한 순위에 재배치된 두려움은 우리를 안전하게 이끈다. 안전하면서도 근사하고 멋진 집을 짓고 싶다면 두려움을 어떻게 쓸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작가 아니이스 닌의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인생은 용기의 양에 따라 줄어들거나, 늘어난다."

 


[원문]

팀 페리스, "타이탄의 도구들", 2017, p 163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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